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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불혹을 맞이한 10년차 전업주부입니다. 사실 보육교사라는 공부는 5년전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는 지인의 권유로 처음 알게 되었고, 당시에는 솔직히 하고 싶다거나 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보육교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나는 뭘했나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한심함, 그리고 이렇게 망설이기만 하다가 또 몇 년이 흘러가겠다는 두려움에 서둘러 집 앞에 있는 평생교육원을 방문하고 원격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신청하고도 첫 수강일 전까지는 과연 나의 결정이 옳았는가, 아니면 괜히 하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수도 없이 하다가 막상 수강이 시작되고서야 고민에 대한 체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과연 수업을 듣고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시험도 치고 리포트 제출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온갖 두려움이 앞섰지만 무조건 교육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자는 결심으로 열심히 강의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수업내용이 귀에 속속 들어오는 것은 아니였지만 나름 제시어도 꼬박꼬박 입력하고, 놓친 제시어는 다시 들어가며 입력하고, 출석만이라도 완벽히 해내자는 신념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순간이 왔습니다. 바로 리포트제출! 살림하면서 우리 7살, 9살 두 아이들 공부도 봐줘야 하고 수업도 들으며 리포트도 써야 하는 시간적,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압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습니다. 일단은 첫 번째 리포트라서 그런지 나름 열심히 준비해서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서서히 나도 모르게 보육에 대해 흥미로워지고 그동안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시행착오도 반성해보고, 잘 했던 방법에서는 자신을 칭찬도 해주는 여유가 생기고 또한 수업에 대한 압박이 사라지면서 어느덧 익숙함과 즐기면서 하는 공부가 되어 마음이 너무 편안해졌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친 후 리포트와 시험에 대한 중간평가의 높은 점수에 또다시 공부의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왕에 시작한 공부 잘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수업에 열공하였습니다. 기말 리포트 제출 시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남편의 건강상에 문제가 생겨 또 한번의 시간적 압박을 느끼는 듯 했으나 왠일인지 전혀 조급하다거나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공부에 대한 흥미가 생긴 상태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난 상태였기 때문에 무사히 기말 리포트도 제출하고, 기말시험도 준비를 잘하여 역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모든 일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사히 한 학기를 마치면서 내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보육교사의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을 떠나서 우리 아이들을 좀 더 밝고 현명하게 키우기 위해서 너무나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또한 아이들 앞에서 늘 공부하는 엄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한 학기를 마친 후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는 성취감은 너무나 오랜만에 맛보는 쾌거였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대략 15년을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았던 나에게 다시금 학생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던 시간들, 이 모든 시간들이 참 소중하고 보람된 시간이였습니다. 그동안 보육교사 공부에 대해 고민하며 망설였던 시간들이 너무 아깝게 여겨지고 결국에는 이렇게 시작할 걸 왜 빨리 하지 않았나하는 후회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망설이지 마세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망설이지 마세요, 주변에 누가 보육교사 자격증 공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자격증을 획득한다는 것을 떠나서 공부하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도 너무 좋은 본보기가 되었고, 지식도 쌓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서 보육교사 공부를 시작한 선택이 너무나 현명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합니다.